목차
1. 소비와 물가의 관계
2. 수요와 공급
3. 돈의 양과 물가의 관계
4. 통화량과 자본주의
5. 돈과 신용
1. 소비와 물가의 관계
빚이 없다면 자본주의는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게 됩니다.
빚이 없으면 새로운 돈이 더 이상 창조되지 않고, 돈이 창조되지 않으면 자본주의는 망가지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소비를 하지 않는다면 우리들의 삶 자체가 영위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소비활동이 타격을 입을 때가 있습니다.
바로 물가가 상승할 때입니다.
사람들은 물가가 상승하면 대개 일상에서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심지어 물가가 내려가서 삶이 지금보다 더 편해지게 되는 기대를 갖기도 합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되는 배경에는 물가가 유동적이라는 전제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자본주의에 대해 크게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절대로 물가가 내려갈 수 없습니다.
가끔 '소비자 물가 안정', '소비자 물가 하락' 등의 신문기사가 게재되기도 합니다.
이런 기사는 올랐던 물가가 내려가고 안정세를 취한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러나 이는 돈의 흐름이 막혔을 때에나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합니다.
소비, 즉 수요가 둔화된다면 일시적으로 물가가 정체되거나 하락할 수 있지만 이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일으키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고용이 불안정해져 서민들은 결국 더 큰 피해를 입게 되는 겁니다.
소비가 활성화되지 않아 기업들은 더 많은 제품들을 생산할 필요가 없어지고, 이에 따라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계속 고용할 필요가 없어지게 됩니다.
결국 소비가 둔화되면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소비 둔화에 따른 물가 안정은 당장 나가는 돈이 줄긴 하지만, 아예 일자리를
잃게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2. 수요와 공급
이제 왜 자본주의에서는 물가가 끊임없이 상승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물가가 결정되는 원리인
'수요와 공급에 관한 법칙'을 한 번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교과과정 이거든요)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는 수요를 줄이고 가격이 낮아지면 소비자는 수요를 늘리기 때문에
수요 곡선은 우측으로 하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생산자는 가격이 오르면 생산량을 늘리고 가격이 내리면 생산량을 줄이기 때문에
공급 곡선은 우측으로 상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위의 두 곡선이 만나는 지점에서 가격이 결정됩니다.
정리하자면,
수요가 많고 공급이 적으면 가격은 비싸지고
수요가 적고 공급이 많으면 가격은 싸집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합니다. 앞에서 분명히 물가는 계속 오르기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지속적으로 공급이 지속적으로 부족해 왔다든가, 아니면 수요(소비)가 계속해서
늘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나요?
정말 우리 사회의 공급이 부족할까요? 창고에 팔리지도 않는 물건이 쌓여있는 경우가 수없이 많은데 말이죠.
또 반대로 공급에 비해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난 것일까요? 이는 국민들이 돈이 많아져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사들인다는 소리인데, 우리들의 경제 상황을 보고 있자면 그건 또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을 거쳐오면 우리는 결국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만 물가가 계속 오르는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도출하게 됩니다.
이 현상에 대한 비밀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돈의 양'이 많아지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3. 돈의 양과 물가의 관계
양이 늘어나면 무엇이든 가치가 떨어지게 됩니다.
이 법칙에서 물론 돈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로써 돈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어 결과적으로 물건 값이 오른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습니다.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이 준다는 것입니다.
결국 '물가가 오른다'는 말의 진짜 의미는 '물건의 가격이 비싸졌다'는 말이 아니라
'돈의 가치가 하락했다'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통화량의 증가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4. 통화량과 자본주의
그렇다면 물가를 잡으려면 단순히 통화량을 조정하면 되는 것 아닐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통화량을 조절할 수 없습니다.
더 정확하게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의 양이 끊임없이 많아져야만 합니다.
돈의 양이 많아지지 않는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사회는 제대로 굴러갈 수 없게 됩니다.
그렇다면 정부가 지속적으로 내놓는 '물가안정대책'은 무엇일까요?
이는 단지 물가 상승의 속도를 억제하는 것일 뿐, 근본적으로 물가 자체를 낮추거나 고정시킬 수는 없습니다.
예시로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에 머물며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런 기사를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가가 안정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만
1.7% 정도의 물가가 올랐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물가 상승의 속도가 아주 빠르지 않고 다만 안정적으로 오르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결국 물가가 오른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렇게 정부가 공공요금 억제, 세제상의 특혜, 유통구조의 개선을 통하여 추구하는 물가안정대책은
자본주의의 시장원리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5. 돈과 신용
그렇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의 양은 왜 많아져야 하며, 어떻게 많아질 수 있는 것일까요?
바로 '예금과 대출'에서 시작됩니다.
사람들은 흔히 돈은 조폐공사에서 찍어낸다고 말하지만 사실 우리가 실물로 만지는 돈은
전체 돈의 극히 일부분입니다. 나머지는 숫자로만 존재하는 가상의 돈입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과정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100원을 은행에 예금을 했습니다. 그러나 은행은 보통 지급준비율이 10%여서
10원의 돈만 은행에 보관하고 나머지 90원은 대출이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줄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친다면 처음 예금을 한 100과 대출을 받은 사람에게 90이 생겨서
100의 돈이 있던 시장에 190의 돈이 생깁니다. 90원이 마법처럼 나타난 것입니다.
이렇게 생겨난 90원을 '신용통화'라고 부릅니다.
이런 일은 10%만 남기고 나머지 돈은 대출로 이용해도 된다는 정부의 허락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이 약속은 1963년 미국 연방준비은행인 FRB에서 만든 업무 매뉴얼인
현대금융원리 : 은행 준비금과 수신확대 지침서 에도 나와 있습니다.
규정의 자세한 내용은 은행은 10%의 돈을 '부분지급준비율'로 은행에 준비해 둬야 한다.입니다.
여기서 지급준비율이란 '예금한 고객이 다시 돈을 찾아갈 것을 대비해 은행이 쌓아둬야 하는 돈의 비율'
을 말합니다.
이 지급준비율 때문에 시중에는 실제의 돈보다 더 많은 돈이 존재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은행은 돈을 '창조'합니다.
위의 사실을 토대로 은행의 본질은 단순히 보관되어 있는 돈을 대출로 돌려 어느정도 수익을 얻는 것이 아닌
없던 돈을 만들어 내는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