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를 많이 준다는 상품'을 보면 보통 좋아라 하고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자를 많이 준다는 상품'은 상당히 위험한 상품일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저축은행 사태 당시의 '후순위채권'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목차
1. 은행과 저축은행의 차이
2. 저축은행의 만행
3. 후순위채권
1. 은행과 저축은행의 차이
2012년 5월에 한국, 한주, 미래, 솔로몬 등 4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했습니다.
그 후 비자금 조성, 불법대출 등의 문제로 정치권의 핵심 인물들과 은행장 등의 인물들이 구속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원인은 '상호신용금고법'이 '상호저축은행법'으로 2001년 3월에 개정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법을 통해서 '상호신용금고'는 하루아침에 '저축은행'이라는 이름을 얻게 됩니다.
물론 '저축은행'이라고 표기하면 국민들이 제1금융권의 은행과 착각하기 쉽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법적인 대안으로 나온 해결 방안은 바로 간판에 '저축 은행'이라고 띄어쓰기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저축은행'과 '저축 은행'의 차이를 알기는 거의 불가능했죠.
원래는 '신용금고'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사私 금고'이며, 그냥 작은 금융회사에 불구한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은행'이라는 단어를 붙이면서 사람들은 은행과 헷갈리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여기에 많은 돈을 맡겨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저축은행들이 제1금융권 보다 이자도 많이 준다고 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힘들게 모은 돈을 저축은행에 넣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저축은행에 들어간 돈은 시민들의 예상과는 달리 각종 불법대출과 비리, 그리고 횡령으로
빼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의 결말은 '영업정지'였고요.
결과적으로 서민들의 뒤통수를 치게 된 것입니다.
2. 저축은행의 만행
앞에서 말한 상황에서 특히 문제가 된 것은 바로 '후순위채권'이었습니다.
이자를 많이 준다는 말에만 집중을 한 사람들은 정작 이 후순위채권이 어떤 상품인지도 모르고
서둘러 구매를 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예시를 보겠습니다.
2011년 2월에 영업정지를 당한 대전저축은행의 피해자들의 사례를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후순위채권에 의해 피해를 입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금융피해자협회에 따르면 피해자 67명 만의 손실액만 계산해도 80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한 피해자분은 예금 가입자였습니다. 창구 직원이 좋은 상품이 있으니 가입을 권했죠.
피해자분이 돈이 없다고 하자 직원은 현재 가입 중인 저축성 예금을 해지한 뒤 그 돈으로 가입을 하라고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그러자 피해자분이 그렇게 해지를 하면 약정이자율로 계산되는 이자를
손해를 보게 되는데 해지를 거부하자 직원은 약정이자대로 해서 주겠다고 말을 합니다.
이렇게 직원의 권유로 예금을 해지하여 후순위채권을 구매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 투자상품이 채권이라는 언급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으며, 직원은 예금전환이라는 표현만 썼습니다.
이렇게 대다수의 피해자들은 후순위채권이 뭔지도 모르고 가입을 하였고 저축은행 또한 이 상품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전혀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저축은행은 '연 8.5% 확정금리', '장기고수익 특별상품'
등 듣기 좋은 장점들만 나열하였고, '후순위특약'이라는 용어를 표기해야 했지만 '후순위'라는 말 자체를
아예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3. 후순위채권
이렇게 당시 피해자들은 저축은행이 영업정지가 된 이후에야 후순위채권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후순위채권이란 무엇일까요?
채권은 곧 부채입니다. 이 채권을 발행한 회사에 큰 문제가 없다면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지만,
이 채권을 발행한 회사가 부도가 나거나, 도산이 되는 경우에는 채권자들에게 돈을 되돌려주게 됩니다.
이때, 돈을 되돌려주는 우선순위가 존재합니다. 일반적인 채권 회사와 일반적인 채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우선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들에게 먼저 돈을 지급하고, 그 이후에 후순위채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돈을 지급합니다.
정리하자면 회사가 망해서 한정된 돈만 남아 이것을 우선순위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데
후순위채권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우선순위가 밀려서 돈을 받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우선순위는
선순위채권, 후순위채권, 주식을 가지고 있는 주주들입니다.
그리고 저축은행은 애초에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기 때문에 모든 채권자들에게 돈을 다 돌려주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후순위채권자들은 돈을 돌려받기가 힘들어지는 것이고요.
후순위채권은 일반적인 채권보다 더 높은 금리를 지급합니다. 더 위험한 상품이기 때문이죠.
또한, 금리만 높은 게 아니라 만기도 길기 때문에 더욱 위험한 상품이 됩니다.
그렇다면 이런 후순위채권을 저축은행들이 파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BIS 때문일 겁니다.
여기서 BIS란 은행의 자산이 얼마나 건전한지, 즉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총 자산 중에서 자기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
BIS = 기준자기자본/위험가증자산*100
해당 지표가 5% 미만이면 경영개선권고를, 3% 미만이면 경영개선요구, 1% 미만이면 경영개선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채권은 부채로 잡히지 않기에,
은행이 예금을 빼서 후순위채권으로 돌리면 부채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BIS가 높아지면 '자산이 안전하다'는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